짧은 해후

                                 이 용미

강 숲에서 떨며 기다리던 풀잎도
새 옷 입을 채비로 분주하고

부드러워진 흙 내음이
말을 걸어 온다

누구에게라도 꿈을 꾸게 하는 봄볕
내 몸속 한기까지 밀어내고 있다

봄 하늘
그 아래 있으면 마음이 부시다
언제 쯤이면, 아무 흔들림 없이 맞이 할 수 있을까

꽃은 조용한데
마음만 요란한 것은
봄과의 짧은 해후 때문일까

설레임도 모르는 채
서둘러 지나가는 봄바람

그 바삐 돌아올 봄님은
꽃을 다시 피울 수 있을까
지구는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