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

       -소설가 김유정을 추모하며

      




      고민교







통통히 물오른 천대전송처럼

3월의 다리들이 왔다  

노랑으로 연분홍으로 톡톡 터져

환한 다리들

총각들의 눈이 틀어지는 봄이다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을 점순이와 듣는다

다리들이 운명의 음악을 논하면

봄은 자란다

백 년 전의 소설이 자라고

달밤에 드러누운 가쁜 숨이 자라고

봄 봄 봄으로 자라

시끌시끌한 사이

다리들이 다리들과 피었다지는 사이

여름의 과거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기엔

아직 이른

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