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 이

                  임 공 빈

     계절이
     바뀌는 길목
     어둠 저 편에서
     태어나는 여명속에


     아침 안개
     풀잎에 흘리고 간
     눈물 방울
     실바람에 떨어지면


     빈틈없던 마음에
     어느새 싸리울타리 같이
     훨거워진 틈새로
     공허는 쌓이고


     곁에 소중한 것 두고도
     원초적 외로움은
     마음에 구멍 뚫어
     나는 낙엽처럼 계절 앓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