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경  -  한국문인협회 회원
              백양문학회 회원
              서울신문학회 회장
              저서 시집 "매화가 만발할 때"



금성(金星) / 장현경



동틀 무렵
꿈결 같은 아름다운 물빛 위에
에메랄드보다 더 밝은 빛을 내는 별



모든 별들 즐거워
원을 그리며 사라지지만
홀로 가만히
기쁨을 나타내는 별



그 희망 나누고 싶어
새벽녘 홀로 깨어



조용히 물어보아도
아무런 대답없이
외로이 빛만 발하는 별

                    

  구곡폭포 / 장현경



바람에 떨어질 듯
나뭇가지 흔들리고
햇살 내리쬐는
기암절벽과 숲 그늘
인간과 자연이
함께 숨 쉰다.



꼬불꼬불 아홉 굽이
울창한 숲
계곡물 졸졸졸  
삶에 지친 사람들
넘치는 활력소에
초록빛 젊음이
버얼떡 일어난다.



문배마을
아름다운 옛 정수(精粹)
봉화산 기슭
구곡폭포에서
아홉 빛깔 물보라로
온 산야에 흩날리네!



볼수록
들을수록
자연의 물소리
저절로
눈과 귀가 트인다!

              



  할미꽃 / 장현경



어린 시절



이른 봄
뒷동산에 올라
무덤 가에 핀
정겨운 할미꽃
신비한 듯 바라본다.



풀향보다 은은한 내음으로
봄 소식을 전해주는 할미꽃
우리의 마음속에
고개 숙여
끈질김과 강인함을 일깨워 주고
소박한 정서를 불러 일으켜
옛 생각에 젖게 한다.



슬픈 전설을 간직한
사랑의 할미꽃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내 가슴 한 구석에
추억으로
늘 피어 있으리.

          



   심가옥 / 장현경


서울에는
광진구 중곡동이 있습니다.
중곡동에는
큰 음식점 심가옥이 있습니다.



심가옥에는
함흥냉면 갈비탕 돌솥쌈밥
오모가리 김치찌개
돼지갈비 삼겹살 그리고
버섯 생불고기가 있습니다.



심가옥에는 친절한 직원
정다운 과장이 있습니다.

                      



   삼강주막을 찾아 / 장현경



칠백 리 낙동강 물길이
내성천 금천과 만나 어우러지는 여기
삼강주막 회화나무 아래에 앉아



구성진 뱃노래 소리에
막걸리 몇 잔 머금으니
취기에 옛 정취가 아득히 떠오른다.
추억으로 남은 현대식 주막엔
소몰이꾼과 보부상 대신
자동차 물결이 넘실거리네.....



드센 뱃사람과 장사꾼 시인 묵객들을
밤낮으로 거두어가며 여민
주모의 삼강주막 오랜 자리 지킴은
정짓간 바람벽에 새긴
술어미의 칼금회화를
한과 슬픔의 예술로 승화하고
하풍나루 회룡포 용포나루로
이어지는 뱃길을 열어
나룻배가 띄워지리라.....



몸과 마음은
시대의 변화에 춤을 추어도



배추전과 막걸리의 우리네 정서는
시간과 역사의 격랑 속에서도
삼강주막에서
오래오래
살아 숨 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