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추억

                                   김정환

하루가 저문 공원 숲 속에
스크린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열대야를 피해
깔방석을 가지고 나온 가족
손잡고 함께 나온 연인(戀人)

밤하늘의 별이 쏟아지고
반딧불 날아다니는
한여름 밤의 야외음악당

초등학교 시절 아이들과
어울려 운동장에
갔었지

대한뉴스를 시작으로
희미한 흑백영화를
보다가

활동사진 필름 끊어지면
다시 잇고
돌아가는 소리

어머니와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며 여름밤을
지새우던 그 시절이 그립다
김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