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소리길

                                             이 소 강

 

2012년 십이월 스무날의 아침

자유 하는 꿈들이 푸르다

 

맞바람 햇살 속으로

산등성이 희끗대는 경계를 넘어

해인사 일주문을 들어서는 내 안

다정불심의 바람은 일고

형형색색의 전각

장경판전에서 내려다보이는

삼라가 자비롭고 지혜롭다

 

시간과 공간을 향유하여

홍류동 계곡 소리길을 걷노라면

아! 첩첩이 휘장을 두른 산그늘

발아래 감고 도는 청아한 물소리에

겨울 산세가 정겹다

 

주춤거리는 어둠에 길상암을 두고

여정에 오르면 손사래 치는 욕망 속

낯설지 않은 내가 있어, 속세는

속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