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 속의 편지            
                                   함운옥

상자속에 넣어둔
둘만의 사랑이야기
마른 곷이되어 잠들어있었다.

누구에게 들킬까
행여 빼앗길까, 염려되어
소중히 간직 해 왔다.

젊은 열정과 낭만, 약속과 꿈이
한 폭의 커다란 그림으로
그려져 있기에 소중했었다.

꽃피는 봄은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서
뜨거운 여름은 그늘 지우기 바쁘고,
익어가는 가을은 너무 벅차서 잊고 지나왔다.

어느사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겨울바람 불어와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문득,
반세기 만에 뚜껑을 열어 보니
어찌된 일일까?
그때, 그 그림은 보이지 않고
다른 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