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백양문학 시낭송 게시]

바람이 불면 구름이 되어 갈거야

                                               詩/주현중

넌 !

오던 길목에 서서

돌아보면

굽이굽이 산길 걷고 있었지.




바짓가랑이 찢어져 오금이 저리도록

통 바람에 에이어 쩌-억 쩍 떨어지는 살점

이리 끓고 저리 끓어대는

바람맞은 잔가지에 터져나가는 육신.




넌 !

여태껏 춥다고 할 뿐 입으려고 하지 않았어

거저 얻는 게 싫은 거였지

여태껏 아프다고 할 뿐 낳으려고 하지 않았어.




넌 !

너 말고 춥다고 하면 한창이라고 그냥 스쳐갔어

너 말고 아파하면 의기양양

몸 사릴 때 이르다며 그냥 바라보고 있었어.




넌 !

너보다 더 작아 보이면 두상(頭床)에 그늘 쓰고서

걸을 수 있을 만큼만 두고 다 털어놨지

이젠,

머물고 싶어도 더는 못 있을 거야.



넌 !

가만히 있어도 저도 모르게 가야하는

낙엽처럼...

네 육신은 작은 밀알 되어

바람이 불면 구름이 되어 갈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