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시 - 시의 세계

글 수 316
번호
제목
글쓴이
116 삽질
무일푼
1640 2006-03-24
삽질................. 성 백 원 한낮에 허리를 펴고 돌아본 밭이랑이 내 살아온 길처럼 꾸불 꾸불하다 누구를 탓하기 앞서 저 길부터 바로 잡기로 한다  
115 지게
무일푼
1749 2006-03-31
지게 성백원 십 년 걸려 한 권의 책을 묶고 차일암 세초연에 앉았으니 붓 백 필이 날아간 곳도 복숭아 뼈가 달아 사라진 것도 알 수가 없구나 비 온 뒤의 거문고 소리 물결인 듯 꿈결인 듯 흐르는 눈물로 지나간 세월을 씻는다 왜놈이 쳐들어 와 불바다가 되어...  
114 경포대
송뢰
1772 2006-04-02
경포대 김정환 숨 가쁘게 달려온 關東八百里 길 하늘과 바다가 만난다. 하늘이 열리고 구름이 바다를 시샘하여 태양을 가리운다. 바다가 열리고 밀려오는 파도가 하이얀 포말을 토해낸다. 가슴이 열리고 막힌 숨이 탁 트인다. 파도 타는 이름모를 물새 한 마...  
113 행주치마
무일푼
1778 2006-04-12
행주치마 성백원 내 땅을 지키는데 믿을 사람 누구인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명의 지원군이 평양으로 되돌아간 뒤 벽제관 싸움에서 사기가 오른 왜병의 3만 대군을 맞아 독산성 세마대 전설을 일궈낸 장군답게 화성을 지키다 한양 수복을 꾀하러 군사를 ...  
112 아메노모리 호슈
무일푼
1843 2006-04-13
아메노모리 호슈 성백원 임진왜란 후 동래왜관에 머물며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여 조일의 평화외교 틀을 다진 외교관 정유재란 이후 통신사의 파견으로 두 나라 사이가 친구로 바뀌고 조선의 예의범절이 동해를 건너가고 오이 호박 고추 고구마 담배가...  
111 누가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무일푼
1918 2006-04-19
누가 나에게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말없이 그대 눈을 바라 보겠다 그래도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아무 말없이 손을 잡아 주겠다 그런데도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묻는 그 입술을 훔치고 말겠다  
110 시영 아파트에 핀 연산홍
한선향2
1824 2006-04-21
시영 아파트에 핀 연산홍 일층 계단에 내 놓은 짬뽕그릇속 연산홍 활짝 피었네 예삐를 안고 다니던 옆집 그녀도 재활용품 수집하던 203호 홀아비도 힐끗거리며 지나갔네 벌건 육수에 담긴 나무 젖가락 끝까지 물을 빨아올려 붉은 기둥으로 살아있네 약속은 면...  
109 굉해여 광해여
무일푼
1720 2006-04-28
광해여 광해여 성백원 광해여 돈도 사랑도 명예도 자유와 질서 틈새로 넘나드는 방황일 뿐이다 서러운 이름 속에 피울음 들리나니 고통을 당해 본 자의 이름으로 고통을 당하는 자를 생각하라 광해여 한 톨의 쌀알도 나누고 싶고 하찮은 목숨도 아끼고 싶은 마...  
108 김문중-만남
시낭송가협회
2017 2006-05-02
만남 시.김문중 다 저문 밤이면 바다에 다녀온 달이 창가에 머물러 말을 건넨다 그대는 무엇을 했느냐고 나는 무엇을 했을까 이 세상의 무엇이며 이 집안에 무엇일 수 있을까 기도를 끝낸 다음 뜨거운 문을 열며 지금의 아픔을 깊은 사랑으로 껴안는 일일까 텅...  
107 개와 여자 861
무일푼
20262 2006-05-10
개와 여자 장롱 속에 붉은 티셔츠를 다시 꺼내드는 사람들에게 버림 당한 여인 같은 오월의 초이틀 아침 연초록 가로수가 발목을 낚아채는 7시 뉴스를 뒤에 남기고 다잡을 수 없는 마음의 길로 무단횡단을 감행 한다 전철을 놓친 사람과 시간을 못 맞추는 사람...  
106 소현세자
무일푼
1811 2006-05-17
소현세자 성백원 부모와 자식간에도 생각이 다르면 남보다 못하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프던 자식이 심양에 갔다 오더니 애비의 말을 아니 듣는다 하여 벼루를 내려쳐 죽음에 이르게 하니 그 억울함이 망국의 한으로 이어졌다 세상은 넓고 사고도 다양한데 오직 ...  
105 강화도령
무일푼
1668 2006-05-27
강화도령 성 백 원 용안을 바라보는 신하들 비웃음이 강화도 북천마을로 달려가서 떠꺼머리총각의 땀에 찌든 두건을 걷어내고 19살 용범이 서캐 낀 머리 위에 빛나는 왕관을 씌웠다 화려한 옷에 기름진 음식을 채우나 허기진 속내에 늘 그리운 복녀의 얼굴 산 ...  
104 마음의 꽃
무일푼
1807 2006-06-20
마음의 꽃 성백원 세상이라는 무대에 인생이라는 연극을 통해 삶을 연기하며 살아온 이십 년 즐거운 날보다는 갈등의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건너지 못할 강과 넘지 못할 산도 헬 수 없는 날들입니다 그 때마다 속 좁은 나는 당신이 주인공인 줄만 알았는데 오...  
103 이하응
무일푼
1687 2006-06-20
이하응 경복궁을 짓밟은 김문 세도에 상갓집 개처럼 흔들리던 술타령이 운현궁의 거친 술잔을 벼려 썩어가던 주춧돌을 파내고 개혁의 대들보를 세웠다 신정왕후의 치맛자락으로 저항 하는 양반의 회초리를 꺾어 천리를 끌어다 지척을 삼고 태산을 깎아 평지를 ...  
102 장마
무일푼
1731 2006-07-04
장마 그대를 기다리다 쩍쩍 갈라진 가슴팍 푹푹 파이도록 내리는 비 빗소리로 끓는 강물에 국시를 삶아 온 동네잔치를 열면 손꼽아 기다리던 세월 넘어 설 수 있을까  
101 제2회 세계한민족문학상 수상자 발표 심사평
김승기(夕塘)
1878 2006-07-22
축하합니다! 세계각국에 계시는 한민족문학인 여러분과 함께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2006년도 <세계한민족문학상>수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상 : 김영수 (미국 뉴저지 거주 시인) 수상작 : 시조 ㅡ 수제비, 겨울어미새, 만추, 칸나, 벙어리 등 5편 우수작품...  
100 잔잔한 합리주의자 바위에 꽃으로 피다
무일푼
1622 2006-07-24
2006년 7월 21일 아침 10시 10분! 당신은 유달산 일등 바위 정상에 푸른 꽃이 되셨습니다. 책갈피에 눈처럼 소보소복 쌓여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삶의 조각조각들을 남해 바다에 던지시고 여운 짙은 물결로 떠나시고 말았습니다. 태산같은 아쉬움과 붉은 악...  
99 세계한민족문학상 수상 소감
김승기(夕塘)
1369 2006-07-28
가슴 벅찬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어떤 목적이 있어 詩를 써온 것이 아니라, 쓰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목마름을 위해 오로지 외길을 달려왔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니, 형언할 수 없는 영광을 감사의 마음으로 대합니다. 이 감동의 영광...  
98 운명의 발소리는 작다
무일푼
1516 2006-07-29
봄기운에 취한 성종이 후원을 돌다가 정자 기둥에 시를 지었다 푸른 옷감으로 봄 버들을 만드니(錄類剪作三春柳) 붉은 옷감은 이월의 꽃을 만드네(紅錦裁成二月花) 헛기침을 남기고 비원을 떠났다가 마무리가 된 댓구를 보았다 대신들을 시켜 봄빛을 다투게 한...  
97 건달
무일푼
1487 2006-08-02
홍복사의 점쾌를 받아 한강 뱃놀이에 부귀영화가 걸린 홍윤성은 수양의 밑창에서 형조판서가 되었다 망나니 짓 하는 자신을 거둬 기른 숙부를 칼로 벤 후 숙모의 울음소리로 극형을 당했으니 사람을 살리는 것이 세상 인심이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가까운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