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시 - 시의 세계

글 수 316
번호
제목
글쓴이
76 젖은 쑥
무일푼
1412 2007-02-10
긴 밤을 지새운 봄비가 헐벗은 뼈를 적신다 아름답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며 귀치 않는 생명은 또 누구랴 순명으로 살아온 시간 속에서 짓밟힌 허리가 시리다 바람은 불어 가슴팍을 찌르고 손발을 묶인 세월이 허공에 선다 폭풍이 거셀수록 빛나는 등대의 불빛...  
75 거룩한 분노
무일푼
1380 2007-02-10
오라! 분노를 버린 사람 보라! 용기가 사라진 사람 가자! 내일로  
74 입춘
러브체인
1483 2007-02-21
겨울 고요의 냉혹함 에서 온 세상 눈 떳다 아지랑이 고운 자태에 푸르름 올리고 승화되는 시간속 외침에 종다리 날으니 만개하는 꽃들의 향연에 향기실은 봄 바람 차디찬 얼굴에 홍조 띄우네  
73 광교산
무일푼
1555 2007-02-22
얽힌 세상사 꼬인 인간사 훌훌 털고 너에게 가자 우수와 경칩 사이 갈수기의 비린내와 새싹의 몸부림이 부끄럽게 다가와 가슴에 후벼든다 백년을 살아도 부끄러운 첫인사 막힌 하수구를 뚫어 너에게로 간다 텅빈 바람 속에 저며드는 햇살 맞닿는 걸음마다 또 ...  
72 봄의요정
러브체인
1555 2007-02-28
봄의요정 남상숙 쓸쓸한 나목에 물 올리어 오색사랑 그리는 당신은 봄이었나요 살며시 불어오는 훈풍에 진달래 봉오리 살찌우고 종다리 노래하게하는 당신은 봄 이었나요 수줍은 난초 함초로이 인사하고 아지랑이 사랑을 속삭이게 하는 당신은 봄의 요정입니...  
71 하얀 밤이 나를 번식시킨다
한선향2
1549 2007-03-06
하얀 밤이 나를 번식 시킨다 밤이 하얗다 나를 박차고 달아나는 밤은 대낮처럼 하얗다 무수히 뒤척일 때마다 버석거리는 밤은 다른 내가 나를 수없이 들락거리며 왕궁을 짓기도 하고 허물기도하면서 장미로 피었다 나비도 되었다..... 카멜레온 처럼 몸 바꾸는...  
70 백두산 천지에 올라
성군/우태훈
1536 2007-03-17
하늘과 맞다은 곳 천지라 하네 민족의 발상지 천지라 하네 민족의 웅건한 기상 장백폭포 많은 등산객에 둘러쌓인 천지 백두산 천지에 올라 성군 우 태훈 인사 드립니다.  
69 4월의 퇴근길 2
무일푼
1504 2007-04-03
4월의 해질녘 오산역을 출발하여 화서역에서 빠져 나왔다 봄밤의 싸한 기운이 소매 끝에 스민다 시나브로 사라진 논빼미에 부스러진 콘크리트가 시골길 진탕에 깔린 듯 하여 머리끝이 쭈삣해진다 누더기를 둘러 쓴 박토를 넘은 여기산 백로는 삭은 가지로 날고...  
68 사랑도 주고 물도 주고
무일푼
1588 2007-04-03
가뭇한 계단을 올라 비밀번호를 누른다 달리기를 하는 마눌에게 아양을 떠니 비실비실 웃더니 베란다에 선다 큰 집 짓느라 헛간에 쓰러진 어제 들어다 논 화분을 보며 사랑도 주고 물도 주니 꽃이 저렇게 예쁘다고 혀를 차기에 그럼 나도 당신에게 사랑도 주고...  
67 추천 시 (달 그리안 - 고경자)
서영
1508 2007-04-07
달 그리안 고경자 남쪽 섬 비취빛 산호가 사는 그 바닷가 지금 가을이 오고 있을까 자줏빛 억새 하얀 홀씨들 바람에 날려도 좋은 날 가을을 기다리며 눈시울을 적시던 그 사람 만년설 빙하의 계곡엔 맑은 물 태평양 물살에 파도는 넘실거리고 광대코지 달뜨는 ...  
66 노 을
장 강
1560 2007-04-27
장 강 강 일 수 매 봉 재 황 홀히 태우는 빛 하루를 휘 말아 그 고운 불 꽃으로 타는 가슴 카페의 어둠 사르는 한 잔 설록차 향 창 밖 노을 빛에 넋 잃은 영혼 목 축이네. ........고양시 필리핀 참전 기념탑 안 동리 최영 장군 묘역 위에 매가 서식하는 산 ...  
65 엄마 없어요
무일푼
1470 2007-05-07
축구장에서 교우가 건내 준 도시락을 펴는 신부의 눈에 대여섯 먹은 아이가 있었다. 같이 먹자고 하니 고개를 흔드는 아이 벌쭘하게 혼자 먹다가 돈가스를 씹으며 처음 먹으니 참 맛있다 하니 물끄러미 바라다 보던 아이가 말했다. "엄마 없어요?"  
64 카네이션
러브체인
1506 2007-05-13
카네이션 남상숙 출산의 숭고한 고통 과 어머님 의 희생을 붉은 피빛의 꽃 으로 승화되어 부모보은 상징하는 꽃으로 초대 받은너 빠알간 미소띤 너의 모습에 어머니 사랑 겹치어 가슴이 끓는구나 나 이제 너를 접하여 소박하고 순종하던 내 어머니 의 삶에 고...  
63 그날 이후
무일푼
1397 2007-05-18
그날 이후 눈이 쌓인 버스 터미널에 내려, 오가는 사람들에게 갈 길을 물어본다. 기다리는 버스일수록 탈 곳을 감추고, 쉽게 몸을 내어 주지 않는다. 검은 대리석에 새겨진 이름들이 하얗게 부서지는 겨울 한 낮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 속에 침묵의 레일을 타...  
62 오월의 편지
무일푼
1732 2007-05-22
오월의 편지 오월에는 편지를 쓰자 가까운 사람에서 잊혀진 사람까지 기억의 호주머니를 뒤져 안부를 묻자 대책 없이 높아진 눈에서 철없이 부푼 빈 가슴까지 푸른 빛 소식 아끼지 말고 전하자 내 살아온 부끄러운 시간들마저 굳이 감출 일 없이 오월에게 알리...  
61 인생
무일푼
1433 2007-06-07
이름 모를 한마리 새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가는 길 위에 있다.  
60 명강의
무일푼
1334 2007-06-07
준비도 하고 여유도 갖고 재미도 있고 기억도 남고  
59 균열
무일푼
1456 2007-06-15
처음에야 누군들 이쁘지 않겠어 에스 라인으로 활짝 웃는 모습에 누군들 반하지 않겠어 유월의 장미도 나를 부러워 했어 꽃등불 태우 듯 무심한 시간이 갔어 비오는 밤도 노래하며 지새우고 함박눈이 오면 고향의 싸리울을 돌았어 조금씩 허물을 벗기 시작해도...  
58 대추꽃
무일푼
1627 2007-07-02
대추꽃 성백원 장맛비 사이로 작은 고개를 내밀어 수줍게도 피었다 남들 꽃 피울 때 뭘 하고 지내느라 살타는 염천에야 피는가 삼세번 피운 꽃이 빠짐없이 익어서 야물게 잉태한 생명 철모르고 속 태우는 이 반 아이들 마지막 꽃잎으로 피어 첫째 보다 더 야물...  
57 능소화
무일푼
2117 2007-07-02
능소화(凌霄花) 간 밤 굵은 빗소리가 하룻밤 인연으로 사라진 꿈 속 지아비를 불러낸다 그대 보낸 서러움의 조각들은 담장 너머 길거리를 뒹굴고 속절없이 부는 바람에 뼈 속이 시리다 꽃잎이 넓으면 찢어지기 쉽고 오지랖 넓으면 상처 받기 쉽느니 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