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집

성백원

시리게 흐르는
어둠을 뚫고
성마루에 우뚝
이제는 거치른 가슴
빈 들판을 적시자
적시기만 하자

눈 덮인 초가지붕
박꽃 같은 햇살로
세월의 더께를 녹여
우리 함께 노래를 하자
노래만 하자

절반의 생은
즐거운 착각으로
나머지 절반은
아름다운 고집으로
메마른 영혼에 별빛을 심으며
이제는 사랑만 하자
사랑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