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라 내 고향
송태호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봄이면
접동새 피맺힌 울음을 울고-
개구리 소리 자글거리는
한여름 밤에는
처녀 총각 골짜기에 숨어서 연애를 건다
황금빛 벼가 익어가고
고추잠자리 쓸어 논 마당 위로 날으면
고구마 캐어 방안에 쌓으며-
삼동을 눈만 내리는 한 겨울에는
사랑방에 모여서 새끼를 꼬며
먼 산의 울음소리에 놀라던-
그런 고향
너와 나의 탯자리
다들 그토록 아름다운 내 고향 뒤로하고
타향살이 수십 년
어느 새 머리에는 흰 서리 내리니
그리워라 내 고향
보고파라 내 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