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들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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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을 볕 해사한 아침
보얀 쑥순 눈부신 들판으로 나가
소쿠리 가득 봄을 담는다.

들판은 어느 새
모람모람 제 몫의 싹을 틔우고
푸새들 여기저기 봄알 까는 소리

주춤대며 따라온 낯선 백구의
엉너리 꼬리춤이
밉지 않은 아침나절

새순 돋는 들녘에 서면
봄의 언저리를 거듭 도니는
내가 자꾸 작아지는데

햇살 번져나는 먼 산 너머
열 갑절 더 커진 햇덩이
꿈인 양 스며들어

잘바닥해진 심사
새봄을 빚고
가슴 속 잉걸불
햇살에 달아올라
세월의 유약이 녹아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