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숨결 따라
깊어진 숲에
부드러운 눈빛의 나무가
풀들을 불러 모은다
푸른 가슴의 나무가
노래를 부른다

대지와 붙임줄이 된 풀들은
붙은 손을 떼고
나무를 바라기하며
키를 키운다

햇살에 꽃잎을
바람에 열매를 키우고도
한 겨울, 잎사귀마저
다 떨궈 낸
하늘 향한 나무의 알 몸
부끄럽지 않다

나무의 깊은 가슴으로
풀들이 들어간다

빛나는 이름 내려 놓고
더욱 빛나는 하얀 나무
새 생명 능선을 타고
나무계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