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우재정

숲은 아름답고 캄캄 했습니다
높았다 낮았다
산등성 골짜기마다
회오리바람의 야유성

아!! 어쩌란말인가
비수같은 검붉은 불꽃의 횡포
백두대간의 애달픔을
응혈이 흘러 내린다

동해의 홍련암
파도소리
온밤 울어 지새우고
애끊는 오필리아의 한 하늘을 울린다

불꽃
가슴을 죄인 생명체들
그 아우성의 결
영혼으로 울림하는 귀도 열렸으리

천년의 낙산사
3월을 건너간  숨 막히는 4월
동종 울리는소리에
귀 세우던 눈빛 선한 노루
울음이 돌고 바람되어 떠돈다

세월가면
태고에 놓여
아름다운 고요
먼- 산 굽이굽이 마다
태양은 또 그 위에 빛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