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려 인

                  詩.김태호


죽지 부러진 채 산을 넘었다
떨어져나간 지느러미로
세찬 바람 강을 거슬러
아득한 동토(凍土)에 나래를 접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달빛 타고 들려오는 노래소리
두고 온 산하 그리메가 어린다
푸른 하늘 박꽃마당
그리운 아사달땅 돌아갈 수 있을까
장농속 다홍치마 둘쳐 입고
어둑한 방안 불을 밝힌다
어화둥 금수강산 달리는 길
즈믄 날 하늘에서나 열리려나
꽃잎 위에 뿌리는 눈물
고려인, 그 목마친 이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