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시.김귀희

사람들은 저마다
사막 하나씩 안고 산다
깨진 유리조각, 찢어진 편지,
미완성의 공작품
모래 속에 묻고 산다.

걸을 때
버석버석 내는 소리
제 귀에 더욱 크게 들리고
고개 돌릴 때마다
날리는 모래먼지를 본다.

닫힌가슴
열지못함은
모래 쏟아낼까 두렵기 때문이다
쏟아진 것들이
바닥에 나뒹굴까 두렵기 때문이다.

잘 때도
내려놓지 못하는 날은
내내 앓는다
고열에 시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