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전쟁
                         정소현


햇살 내리는 대도시
개업식 쇼 단들이
튀고 또 튀고 있다
오색풍선도 춤을 추고
키다리 바람 인형도 광대 춤을 춘다
가짜 꽃들이 진짜인양 숨을 쉬고
한 겨울 맨살 더러 낸
긴 머리 구름 같은 요정들
추운 줄도 모르고 칼바람에 휘날린다
손님을 왕으로 모신다는 정성
대낮 눈뜬장님은 왕이 된다
이 모두가 어울려 함께 사는
아름다운 전쟁
몇 걸음 걷다가
마음의 총 내리고 돌아보면
먼지 한 톨인 우리들
얼어붙은 대지는 숲을 이루기 위해서
나무의 씨앗들을 잠시 가리고 있었을 뿐
결국엔 울창한 숲이 될 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