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일까 (8)
            장서영

산같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골짝 저 고을 내려다보며
천년 바위 가슴에 품고

바다로 살고 싶어
나무도 산도 담글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새를 위해 멈추고
흔들리는 나무들
외로운 꽃 위해
마음 쓰는 오월의 산

가슴에 안기는 해초
흘러가는 구름
물결도 안는 사람
여기 있습니다




자귀나무 (2)

                 장서영

  
솜털 꽃잎 끝에
하늘거리는 그리움
늦게 피어도 후회 없는 사랑
짙푸른 녹음 속 환희

장맛비의 문턱
봄꽃들이 지나간 자리
마주보고
마음을 붙드는 일

잠자리 날개에 부푼 구름
너의 웃음
싱그럽다
깃털 잎새의 힘찬 몸짓

                  


   사랑의 숲 (2)
 
                      장서영

꽃과 꽃이 만났습니다
선이 고운 사랑
산안개 피어오르는
그대를 위한 노래
마주보는 행복

둘이 손잡아
솔그늘 되어주고
서로 길이 되는
바위 같은 사랑

성스럽게 피어난 꽃송이
오늘
새 길을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