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야 누군들 이쁘지 않겠어
에스 라인으로 활짝 웃는 모습에
누군들 반하지 않겠어
유월의 장미도 나를 부러워 했어
꽃등불 태우 듯 무심한 시간이 갔어
비오는 밤도 노래하며 지새우고
함박눈이 오면 고향의 싸리울을 돌았어
조금씩 허물을 벗기 시작해도
나이를 먹는구나 했어
허리가 근질거렸어
하루는 낯선 사람이 내 몸 구석 구석을 만졌어
별거 아니라는 듯 그냥 가더군
이상하지
그 날 이후로 머리털이 하나 둘 빠졌어
다리에 반점이 돋고 이도 흔들렸어
왜 이러지
그래도 한잠 푹 자면 될거라 생각했어
사람들이 수군거리며 내 곁을 떠나갔어
까짓것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려니
그저 썩소만 날렸지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이젠 일어설 수가 없어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뼈가 뚝뚝 끊어져
아무 것도 아닌 작은 금 하나로
엉망이 되어 버렸어
처음 아플 때 수술을 했어야 하는 걸
이제 너무 늦어 버렸어
이제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아
조심해
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