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꽃
        성백원
장맛비 사이로
작은 고개를 내밀어
수줍게도 피었다

남들 꽃 피울 때
뭘 하고 지내느라
살타는 염천에야 피는가

삼세번 피운 꽃이
빠짐없이 익어서
야물게 잉태한 생명

철모르고
속 태우는 이 반 아이들
마지막 꽃잎으로 피어

첫째 보다 더 야물고
둘째 보다 더 달콤하게
나라님 젯상을 빛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