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으로
                          손미헌

멈추어진 바람은
바람이라 말하지 못하는 가            
              
아무런 힘없다 생각한 순간
손가락 사이로 사라져가는
모래알처럼
스스로의 의지마저 바람 속으로

외로움 쌓인 발자국 위로  
예조리 날아오르면
헤르메스의 ‘날개 신발’ 신고
고르디오스의 매듭을 잘르리라

이름 모를 풀꽃의 열기
들녘 가득 물들이면
바람 속 노니는 방패연의
용오름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