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등불로
                               손미헌
                
순간 말을 잃었다. 이 땅과 하늘은      
숭례문의 화마
분노하고 통곡하는 이 줄을 잇는다
긴 세월 지켜온 겨레의 정신 뒤돌아 본다
병자호란과 임진란, 일제시대
동족간의 전쟁으로 이어진
600년의 긴 세월
묵묵히 지켜온 당신의 의지가
후손들의 어리석음으로
그 짧은 시간
영원히 사라져갔습니다
정의와 윤리가
믿음이 허약해진 이 땅
수많은 이들의 진한 눈물 속으로
멀어져간 당신의 모습은
분명 거룩한 깨달음 이었습니다
등불처럼 타오르는
후손들의 뉘우침과 깨달음
깊이 새기고 각인 시켜
뫼비우스의 띠처럼
생명 다하는 그날까지
영원히 비추는 등불이기를
이 땅과 하늘 가슴 깊이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