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전해주는  한마디
                                               황  종찬
어느날인가
바람이  고요히  다가와
나에게  귓속말  한  마디를
속삭이고  갔다.
누구도  없는  깊은  산속 길을  걸으면서
하늘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길을  걸으면서
우리는  무얼  생각하는지
도무지  알 수 가  없는
사색의  숲길
홀로  걷는  두려움의  깊이  만큼
가슴을  짓  누르는
천만  무게의  힘으로  심장을  옥조이는
그 떨림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살며시  다가와
바람은  나에게  고운  말을  하고  갔다.
아직도
숲속의  깊은  곳으로  가면
아무도  손길이  닿지  않는
조금  더  은밀한  곳으로  가면
느끼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심호흡  한번으로도
잠자는  모든것을  깨울 수 있는
강한  생명의  흐느낌
드디어  손끝에  잡히는  환희
생명의  원천은  무엇으로 부터  뻗어와
우리  삶의  정지선에서  멈추고
더러는  불쑥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