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이 게슴츠레한 실눈 뜨고
파도를 힐끗거리고 있다
새벽빛에 드러나지 않는 내 얼굴
찢겨나간 여려장의 달력처럼 아쉽다
여기저기 검은 머리들이 빽빽이 들어서서
발 동동 구르며 웅성웅성
횅하니 부는 바람 사이로 날리는 모래
입가에 엉커퀴처럼 달라붙는다
낄낄낄, 어디선가 엄숙한 시간
배반하는 소리 들린다
새벽 인파가 너무 숭엄하므로
개화하는 바다가 미운가 보다
조금씩 트이는 수평선 어깨로 뭉글리며
충혈된 눈 불쑥 치솟아 오른다
귀에 따가운 함성 와|
메말랐던 영혼들이 삶의 이역으로
삼투되고 있다
둥근 희망이 풍선처럼 내 가슴 부풀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