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밤이 나를 번식 시킨다


밤이 하얗다 나를 박차고 달아나는 밤은 대낮처럼 하얗다
무수히 뒤척일 때마다 버석거리는 밤은
다른 내가 나를 수없이 들락거리며 왕궁을 짓기도 하고
허물기도하면서 장미로 피었다 나비도 되었다.....
카멜레온 처럼 몸 바꾸는 나, 나는 늘 여러개의 얼굴뒤에 숨어
여러개의 풍경 속에 나를 포장하고 싶어 했다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불면의 유충을 증오하면서도
가면의 춤사위를 즐기고 있는 나
그런 날은 눈꺼풀을 자주 깜빡거려본다
눈동자 밖에서 출렁거리는 밤은 너무 메마르고 너무 아파
되새김질 하던 하얀 밤이 나를 자꾸 번식 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