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벅찬 감격의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어떤 목적이 있어 詩를 써온 것이 아니라, 쓰지 않고는 참을 수 없는 목마름을 위해 오로지 외길을 달려왔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니, 형언할 수 없는 영광을 감사의 마음으로 대합니다. 이 감동의 영광을 꽃들에게 바칩니다.
  저는 습작기 때부터 등단 후에 걸어야 할 시세계에 대하여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만난 한 포기의 풀꽃이 야생화 시인으로의 길을 걷게 해 주었습니다. 산으로 들로 꽃을 찾아 헤맨 지 20여년, 그리고 詩壇에 발을 들여 놓은 지 12년, 일찍이 이토록 큰 영광은 없었습니다. 제게 야생화와 詩가 없었다면, 아마 오늘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이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그 외롭고 힘든 고비 고비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꽃과 詩는 위로와 사랑으로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동반자가 되어주었습니다. 지난 2004년 7월, 꽃을 찾아 산을 올랐다가 귀가하던 중에 당한 뺑소니 교통사고, 강한 의지로 전신마비의 불행을 극복하고 1년 6개월 만에 일으켜 세워 준 것 또한 다름 아닌 바로 들꽃과 詩였습니다.
  이제 다시 또 계속해서 걸어야 하는 앞에 놓여 있는 길, 이 또한 오로지 야생화를 詩로 노래하는 외길입니다. 오늘 제 가슴에 안겨준 이 크나큰 상은, 이 외로운 길을 주저앉지 말고 힘차게 걸으라는 격려와 채찍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사고의 후유증이 심각하지만, 저는 이제 힘들거나 외롭지 않습니다. 제 곁에는 언제나 꽃과 詩가 함께 있어, 지치고 힘들 때마다 사랑으로 용기를 북돋우어 주기 때문에,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습니다.
  꽃이여! 그리고, 詩여! 사랑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제게는 고맙고 감사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대종상 또는 청룡영화상이라든지, 아니면 연말에 방송되는 TV 드라마 연기상 시상식 때 연예인들의 수상 소감을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수상 소감을 들어 보면, 왜 그리 말을 할 줄 모르는지, 그렇게도 할 말이 없는 건지, 그저 누구누구에게 고맙다는 인사말만 쭈욱 늘어놓는 것을 보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상을 받고 보니, 저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힘들고 외롭지만 참된 시인의 길을 걸으라고 가르침을 주신, 지금은 하늘에 올라 별이 된 시인 恩師 李聖善 선생님, 선생님의 詩碑 앞에 이 상을 바칩니다. 詩마을문학회에서 스승의 빈 자리를 대신하여 따뜻하게 채워주시는 師祖 黃錦燦 선생님, 시인으로 등단시켜 주신 許英子 선생님, 스승의 정을 대신하여 주시는 師叔 金載晃 선생님, 고맙습니다. 또한 물소리詩낭송회 회원들, 詩마을문학회 회원과 詩마을 동인들, 솔잎詩 동인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詩창작 동아리 풀밭에서 만난 후배들, 고맙습니다. 아울러 마음을 함께 나누며 이제 뒤늦게 詩의 길을 걷겠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죽마고우 李康炫과 金昞佑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제가 어려울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벗들과 그 밖의 여러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오늘의 영광을 이 분들과 함께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