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에 떨어져 있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아직 채 익지도 못한 녀석이
우주밖으로 내몰려
저리 새벽바람에 떨고 있는가?
나무에 매달려 살면서
하늘을 나는 새가 부럽거나
미지의 세상을 오고가는 바람의 자유를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무작정 떠난 길바닥에 떨어진 몸이
한 곳을 응시하면서 움직임조차 없다
다시 올라가고 싶어도
부름이 없는 무정의 공간에서
시간의 공포에 떠밀려 다닌다
대추 나무에서 튀쳐 나와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아이들 이름이
달리는 차바퀴에 으깨진다
새파란 청춘의 넋이 하수구에 박혀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지 않는다
반쯤 잘라져 내장이 흩어진 대추 알의 신음 소리가
발바닥에 붙어 귓속에 웅웅거린다
설익은 대추는 잘라진 몸을 추스리며
누군가의 이름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다
가지 말라고 붙잡던 그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