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 태
                       시.고은희

달나라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영혼 하나가
태양으로 이글거리는 내 몸 속 어떤 길로
슬그머니 꿈틀거리는 살이 되어 우주를
넘어 왔습니다.

아직 고향이 그리워
돌아가려 할 때마다
잡아 당겨 끌어오라고
지구인으로 세상을 볼 때까지
태(胎)의 줄 하나로
버티고 있습니다.

나는 삶을 반(半)으로 접어
초생 달 모서리에 걸어놓고
나머지 반을 주었습니다.
아, 이 생(生)에서 자른 줄 넘어
결코 자를 수 없는 줄이
우리를 묶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