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나미나라에서
쭈그러진 가슴의 밤송이를 만났다
목숨을 다해 키운 자식들
하나 둘 빠져 나가고
어머니의 타버린 가슴이
메마른 가지에 낡은 손수건으로 걸려있다
소식도 모르는 작은 아들
혹여 제삿상에 왔을까
밤알의 발가락과 자신의 것을
누가 볼세라 흘금흘금 훔쳐 본다
성급한 말한마디로 떠난 자식이지만
어디서 저 달을 보고 있지는 않을까
녹슬어 삐꺽대는 다리를 끌고
뒷동산에 올라 두 손 모아 달님을 본다
밤송이 속의 쭉정이같은 그 자식이
다시 돌아 올 것을 기다리지만
잘 익은 알밤들의 무거운 눈짓에
저어 저어 잠자리에 드는 어머니
활활 타는 아궁이 속에서
불꽃이 되는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