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면

          

                               시/박광남



화려하고 현란한 단풍보다

그저, 배경이 아름다운 진실을 말하며 흔들리는

어쩜, 사랑은 대낮보다 달밤이 좋고

그래야 마음에 그리는 모습으로 거짓인줄 알면서도

진실인양 믿어 버리고 믿으려 애쓰고, 속아주는

오오 나의 입술은 그대에게 얼마나

많은 거짓 이었나 입술이 벙어리라면 미소도,

몸짓도 진실 되게 눈으로 말 할 수 있었을 텐데,

진실의 나무 아래서 나신으로 긴긴 계절의 밤을

침묵과 침묵으로 뉘우치며

속내를 털어 버리는

이 세상에 진실이 아니면 흔들리지 않는

그러 길래, 내가 이대로

진실만을 가려낸다면 외롭고 서러운 사람이리라

모두 다 벗어 버린 채 투박한 말이나 거짓으로 물든 몸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백설의 축제가 고통이다

애달피 가슴 저리는 고마움 진실로 나에게 중요한 것은

정리되지 않는 그대의 모습이거늘

그 어떤 찬란하고 요란스런 색채이기보다

수묵화 같은 조용한 색깔로 한 폭의 그림을 그리고 싶고

진정한 웃음을 갈망하며

꿈속같이, 동화 속 같이 따스하고 마음을 씻어주는 눈물을,

눈물을 쏟아 내고 나면,

내 가슴이 얼마나 정리되고 맑아질 건가

용서하지 못 할 사람과 모질고 독했던 응어리도 녹일 건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할 줄 아는

생금빛 눈물이 도는 그 사람의 모습에서

눈이 부시게 햇살을 사랑하는 마음이 스미어든다

지난날 꿈이었던 내 눈이, 내 안목이 이리도 저려오는 것을

어쩌면 지나치는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우고

저, 강을 건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만 같은

그 사람이 좋다, 그 사람이 아무래도 좋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면

분 바르지 않아도, 유행이 훨씬 지난 옷를 입었더라도

그리워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눈빛이라도,

사람 냄새가 나는 가슴이라면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으로 익는 마음이

그 사람의 입술에 젖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