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의 어머니

물안개 자욱한 강가에서
산자락에 둥지를 튼 아들 생각에
붉은 노을이 서러운 어머니
피눈물로 편지를 띄운다
먼지 같은 인생 속에 우주가 살고
우주의 갈대밭에서 내일이 우느니
사나이 한생에 뜻을 세웠으면
다시는 못 볼지라도 작은 인연에 흔들리지 말아라
한 마리 새가 숲을 감미롭게 하고
두더지 한마리가 태산을 가르느니
사사로운 정에 울지 말아라
질 좋은 철이 강철검을 만들고
배짱 강한 어머니가 나라가 세운다
갈 바를 모르는 뱃머리에 등대로 서서
역사의 물길을 비추는
그대 이름

김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