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여 광해여

성백원

광해여

돈도
사랑도
명예도
자유와 질서 틈새로 넘나드는 방황일 뿐이다

서러운 이름 속에
피울음 들리나니
고통을 당해 본 자의 이름으로
고통을 당하는 자를 생각하라

광해여

한 톨의 쌀알도
나누고 싶고
하찮은 목숨도
아끼고 싶은 마음이
나누지 못하는 자의
원성이 되고
명분이 귀한 자의
원한이 되었다

때로는 헛도는 수레가
한길을 차지하지만
길목의 잔돌은
바퀴의 애무를 잊지 못하느니

아쉬운 혼이여
광해의 영혼이여
훨훨 날아 덧없이 날아
라일락 향기 속에 잠드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