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 月窓

누구 집 며느리
석 삼 년 맺힌 한이
가지마다 맺힌 망울
구비구비 넘나들며
피어나더라

순진한 백색도
가슴 뛰던 다홍도
얼굴 붉히던 주홍도 아닌
그저 紅이 그리운
노랑이라더라

서방님 손길에
白이 무너지고
시어미 눈치 속에
다홍이 스러지고
자식들 손을 타서
주홍이 바래더니

길섶에 나앉아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노랑노랑 손짓하더라

샛노랗게 질린 마음이
한 가지에 무수히 열려
갈라진 입 헤프게 벌리고
웃더라

그래, 웃더라
내 속이 썩어 문드러진 걸
댁네는 혹 아느냐
그리 물으며
웃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