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의 나날

                                             박상경



해가지고 쓸쓸해진 하늘에
그윽한 미소로 달이 오르면
달빛 아래 경포해 무대
가슴 벅찬 감동의 춤사위

밀려오는 포말의 자태
마치,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하늘로 오르는 백용의 자태처럼
휘몰아치다 서서히 감기는
깨끗하고 정갈한 살풀이처럼
처절하리만치 아름다워

나는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미어지다
눈물이 나고
그러다 속 시원해
환히 미소짓다
웃음을 되찾는다

을유년 좌절과 두려움
모두 밀려 보내고
힘에 넘치는 저 푸른 바다에
꿈과 희망의 돛을 달아

또 한번의 시작위에 놓인
병술년의 앞날에
행복 가득한
순풍을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