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잔의 여유
                             최명주

빨간 주전자 뚜껑이 들썩거리는 시간
하얀 김이 환풍기 속으로 비상할 때
높은 곳을 향하는 우리들의 희망

선반 위의 찻잔
지상으로 내려갈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담 너머 한 송이 장미를 바라본다.

거친 숨을 몰아 쉬며 오르는 길에서
조금 식어 있는 커피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차 한잔의 여유를 느끼며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지는 이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