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황순남

채송화 심어놓은
길을 만들어
너와 두런 얘기 나누리

고추잠자리 날아 멀어지는
파란 하늘에
편지라도 써 네게 보내리

노을 지는 저녁나절이 되면
촉촉해 지는 내 물들여져 가는
눈망울...

울지 안고
그리워 하지 않으리

무엇을 기다리는 걸까
찌푸렸던 하늘이 맑아짐은

네게 갈수 있을 길을
열었다는 착각으로 섰지만

난 가도 가도 끝이 없으니
별밤이 지나도록 그리움만 안고 편지를 쓰네
별밤을 안은 가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