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종을 울린다         시.한선향


어머니의 젖가슴이 출렁이는 바다
가부좌 튼 달마상 하나
환한 미소로 떠 있다


물주름 잡힌 파도
행간으로 진동하는 녹내음의 파장이
댕댕 울리던 종소리
콧등 시큰하도록 한세상 울린 어머니의 기도가


두손 가득 바닷물 움켜쥐고
날 세운 갈고리 가슴 치다보면
살을 도려낼 때마다 피어나는
하얀 연꽃, 연꽃들


몇 억 만년 저 편에서  이 편으로
숙명처럼 떠 있는 풍경 울리며
비우고 또 비워낸 파도소리


파도가 치면 종이 울고
종이 울면 따라 우는 파도
비우고 또 비워낸 파도소리


파도가 치면 종이 울고
종이 울면 따라 우는 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