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시 - 시의 세계

글 수 316
번호
제목
글쓴이
156 날개
무일푼
1614 2005-11-03
새가 하늘을 나는 것은 두 날개가 함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멀고 먼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은 부드러운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자기의 생각을 앞세우거나 다른 쪽 날개를 헐뜯지 않기에 새의 품에서는 늘 푸른 나무들이 자유로운 물결로 나부끼는 것...  
155 바람의 가을
무일푼
1469 2005-10-15
사라지는 것이 어찌 연기뿐이랴 바람이 몰고 온 가을도 사라지고 가을이 가져다 준 사랑도 사라진다 아름다운 것이 어찌 단풍뿐이랴 정두지 못하는 나그네 발걸음도 말없이 늘어가는 외로움도 아름답다 잊지 못하는 것이 어찌 그대뿐이랴 깊은 계곡을 떨어져 ...  
154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무일푼
1638 2005-10-04
사람이 그리운 것은 추억을 가진 서로가 헤어졌기 때문이오 햇살이 따가운 것은 이미 젖은 슬픔을 말리기 위함이요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죽음을 앞둔 열정으로 붉게 타오르기 때문이오 서로가 반가운 것은 헤어져 있던 시간만큼 만남의 기쁨이 크기 때문이요 ...  
153 그녀의 모자
무일푼
1523 2005-10-01
그녀 떠난 후 덩그마니 빈 방 지키는 모자 하나 바람이 인다 그녀가 바람을 따라간다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 따라간다 아, 바람이 그녀를 데불고 간다 아무도 아무것도 남지 않은 방 가득 고인 그리움  
152 이어폰 2
무일푼
1459 2005-09-27
너를 사야겠다 오늘은 꼭 너를 만나야겠다 이메일 속 음악에 빠져 춤도 추고 카페 대문에서 웃고 있는 코스모스의 이야기도 들으며 살아야겠다 게으름으로 놓쳐 버린 시간이나 말없이 기다려 온 공간에게 미안하다 아니 아니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나에게 미안...  
151 너를 위하여 나는 오늘 다시 태어난다
무일푼
1356 2005-09-21
연극은 끝났다 어둠 속을 떠도는 영혼의 슬픔도 가슴에 넘치도록 그리운 연민도 마무리 지었다 된서리를 맞고 버둥거리던 이파리들 우수수 떨어져 무덤이 된다 수많은 그림자를 지우며 너에게로 가는 날 나의 뺨은 환희의 눈물로 젖는다 처절한 빛깔로 타올라 ...  
150 소금인형
무일푼
1479 2005-09-15
소금인형은 파도소리가 단잠을 깨워 바다에 갔답니다 바다야, 너는 누구니? 나는 너를 알고 싶어 나를 알고 싶으면 가까이 와 하얗게 부서지며 부르는 바다의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 소금인형은 바다에 한걸음씩 다가 갔답니다 발이 닿으면 발이 사라지고 손을 ...  
149 가을여행
무일푼
1353 2005-09-12
늦가을 하늘에 삶이란 화두 하나 걸어 놓았습니다 버려라 하늘이 말했습니다 남김없이 버린다 했습니다 하늘이 껄껄껄 웃었습니다 숨 쉬기가 편했습니다  
148 그 친구가 그립다
무일푼
1396 2005-09-12
늦저녁을 먹고나니 TV 연속극이 막을 내린다 아이들은 컴퓨터에 매달려 눈길 조차 주지 않는다 갈길이 바뻐 보이는 스산한 가을바람이 메마른 내 손을 잡아끈다 머릿속까지 흔들리는 추석을 생각하면서 쓸쓸하다 참 쓸쓸하다 되뇌이며 밤거리를 나섰다 중노동...  
147 분리수거
무일푼
1283 2005-09-12
쓸 놈과 못 쓸 놈은 손짓 한 번에 달렸고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도 눈빛 하나에 달렸다 취함과 버림의 경계선 머릿속에 널려있는 생각의 조각들 지금은 마음 분리수거 중  
146 고통의 앞자리는 비싸다
무일푼
1205 2005-09-10
묻지마라 텅 빈 내 마음 시작도 끝도 없는 먼 지평선이다 가슴을 찔린 새의 상처도 시간이 흐르면 아물고 장미도 때로는 눈물을 흘릴 때가 온다 멀리 보라 손바닥에 새겨진 숱한 만남과 헤어짐 어느 잔금 하난들 사연이 없겠느냐 갈라진 자리마다 고여 있는 아...  
145 지리산
무일푼
1355 2005-09-09
달무리가 환한 날에는 산이 알을 품는다 어둠을 가르는 달빛과 만나 신록으로 부활한다 오월의 아픔으로 다시 서는 지리산 그 산자락을 가슴에 품으며 넘치는 자유의 뿌리를 만난다 이 땅의 흔들리지 않는 평화가 어디로부터 왔는지 이제는 알겠다 생때같은 설...  
144 앞집 남자 36
무일푼
2216 2005-09-09
터질 것 같은 하늘에 풀어진 연줄로 걸린 가을이 잊고 산 세월의 속주머니를 뒤집는다 게르만족을 연상케 하는 앞집 남자와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소주나 한잔하자는 말에 양주밖에 못먹는다던 그 남자 테니스를 치다 땀을 흘리며 들어오는데 골프채를 들이대...  
143 바람이 사라진 가을날 2
무일푼
1389 2005-09-09
그대 대숲 갈바람 소리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가보라 가서 그 소리 가운데를 걸어보라 사라진 그대의 가을이 다시 바람으로 살아나는 그곳으로 가라 켜켜이 쌓인 삶의 더께와 마음의 해일마저 그 바람 속으로 사라지리라  
142 김숭기- 무릇 2
김승기(夕塘)
1182 2005-09-07
무 릇 이 세상에 꽃으로 왔으면 반짝 피었다 지고 마는 짧은 생일지라도 은은하게 향기는 남기고 가야지 타는 여름 말라버린 강을 건너왔으면 그래도 길고 질긴 목숨 아니던가 작아서 더 초롱초롱하게 가을밤의 별빛 같은 그런 꽃을 피워야지 무심한 짐승들도 ...  
141 이인숙-해마다 다가오는 꿈
경천(황순남)
1160 2005-08-26
해마다 다가오는 꿈 시.이인숙 파도 심상 생명의 소리 하늘 연꽃이 줄을 타고 소망을 뿌리고 있다 달빛 호숫가에 내려와 내 얼굴을 비치네 바람에 물결치는 종이 위에 적혀진 이름들 나의 마음자리 기도하며 영혼을 깨운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첼로의 선율 그의...  
140 서희진- 달을 보면서
경천(황순남)
1438 2005-08-25
달을 보면서 시.서희진 어제의 달이 아니듯 어제의 내가 아닌 이 먼 나라에선 더욱 황량하게만 보이는 것은 마음 탓이겠지요. 깊은 마음 나누던 광장동은 높은 아파트를 몇차례 돌아야 겨우 찾아 낼 수 있었건만 거실 구석구석 들어와 있는 달빛에는 그리운 모...  
139 정소현-나무의 거듭나기
정소현
1322 2005-08-25
나이테 숨결 따라 깊어진 숲에 부드러운 눈빛의 나무가 풀들을 불러 모은다 푸른 가슴의 나무가 노래를 부른다 대지와 붙임줄이 된 풀들은 붙은 손을 떼고 나무를 바라기하며 키를 키운다 햇살에 꽃잎을 바람에 열매를 키우고도 한 겨울, 잎사귀마저 다 떨궈 ...  
138 김문중-산사의 밤
경천 황순남
1197 2005-08-25
산사의 밤 김문중 시 저녁 어스름 일찍 찾아온 산사의 밤은 깊어만 가고 별들의 무언 속에 욕심과 갈등을 잠재운다. 조촐히 보여도 부족 함 없는 선배님들 모닥불 앞에 마음 따뜻해진 우리 잠시 스쳐가는 인연 소중히 맑고 순수 하게 언제나 흐르는 강물처럼 ...  
137 이용미- 과일 사는 즐거움
국화(이용미)
1310 2005-08-23
과일 사는 즐거움 시.이용미 하얀 면장갑낀 가게주인 정성스럽게 어루만지면 과일은 사랑스럽게 빛이난다 꽃밖에 보이지 않더니 그속에 열매를 키우고 있었다 꽃바람 비바람 자기삶을 키운 열매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빛난다 마음이 메마른 날엔 잘 익은 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