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내게로 와서
이근배
그대가 바람을 주니
나는 난다
봄이던 것, 봄이어서
아픔을 깨닫지 못한것
까치를 데불고
솔개로 하늘을 뜬다
그대가 불을 주니
나는 탄다
슬픔을 뚝뚝 흘리며
천방지축 혼 (魂)을 부르다가
들끓다가
그대가 술을 주니
나는 풀린다
산이란 산, 들이란 들을 끼고
내가 버린 여자의 무덤을 끼고
흐르다가
그대 사랑에 다다라서
나는 취(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