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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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297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드리며 / 이승하
관리자
3060 2014-09-26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깍아 드리며 이승하 작은 발을 쥐고 발톱을 깍아드린다 일흔 다섯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 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 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 걸음나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 이 발로 폴짝폴...  
296 자작나무 숲을 가던 소년을 위한 시 / 신석정
관리자
4025 2014-09-26
자작나무 숲길을 한동안 걸어가면 자작나무 숲 사이로 자작나무 이파리보다 더 파아란 강물이 넘쳐왔다 자작나무숲 아래 조약돌이 가즈런히 깔려있는 강변을 한참 내려다보던 소년은 자작나무 너머 또 구름 밖에 두고 온 머언 먼 고향을 생각해 보았다. 자작나...  
295 석문 (石問) / 조지훈
관리자
4579 2014-09-24
석문 (石問) 조지훈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여기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 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石壁欄干) 열두 층계 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아 있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  
294 풍랑봉/정지용
관리자
2745 2014-04-08
풍랑몽 정지용 당신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끝없는 울음바다를 안으올 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 모양으로 오시랴십니가. 당신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랴십니가. 물건너 오딴섭,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 오듯이...  
293 향 수/정지용
관리자
3314 2014-04-08
향 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빗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_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  
292 휴전선 / 박봉우
관리자
5390 2013-10-22
휴전선 박봉우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 같은 정신도 ...  
291 가을 / 김광섭
관리자
4273 2013-10-22
가을 김광석 여름 하늘이 밀리면서 훤해지는 가을 높은 하늘에서 흰 빛깔이 내리니 젊음과 꿈의 푸른빛이 멀리 건너편으로 날린다 천지 허전하여 귀뚜라미 마루 밑으로 기어들고 가뭄에 시달린 가마귀들 빈 밭에 모여서 운다 서풍 찬 바람에 나무 잎새들이 힘...  
290 수의를 짓다/ 안행덕
관리자
3897 2013-10-22
수의를 짓다 안행덕 떨리는 손으로 어머니 수의를 짓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날 홀연히 가신다기에 노란 안동포 삼베 한 필 끊어다 어여쁘신 날개 수의를 짓고 있습니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야 한다고 주머니조차 만들면 안된다 하십니다 이승의 맺힌 마...  
289 장엄한 독도/김문중
관리자
3048 2013-10-22
장엄한 독도 김문중 나는 독도의 용왕처럼 바다를 둘러본다 거센 해풍 설움에 젖었던 태극기 휘날리며 아프도록 뿌리내린 사랑이여 우리의 기상 독도여 하늘이 어디나 비어있듯 바다도 어디나 비어있고 물은 물에 잠겨 더 푸르다 이슬내린 별빛 그리움에 표정...  
288 못 위의 잠/ 나희덕
관리자
13953 2013-10-21
못 위의 잠 나희덕 저 지붕 아래 제비집 너무도 작아 갓 태여난 새끼들만으로 가득 차고 어미는 둥지를 날개로 덮은 채 간신히 잠 들었습니다 바로 그 옆에 누가 박아 놓았을까요? 못 하나 그 못이 아니였다면 아비는 어디서 밤을 지냈을까요 못 위에 앉아 밤...  
287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관리자
3487 2013-09-16
어느 실버의 간절한 소망 제가 이제 늙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나이도 강산이 변하는 세월 하나하고도 반을 더 넘겼습니다 이 나이를 먹도록 뭐했나 싶기도 하구요 내가 싫어하던 늙은이 행세를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요즈...  
286 겨울밤에 내리는 비 / 심훈
관리자
4657 2013-08-18
겨울 밤에 내리는 비 심훈 뒤숭숭한 이상스러운 꿈에 어렴풋이 잠이 깨어 힘없이 눈을 뜬 채 늘어져 창밖의 밤비 소리를 듣고 있다. 음습한 바람은 방안을 휘돌고 개는 짖어 컴컴한 성안을 울릴 제 철 아닌 겨울밤에 내리는 비! 나의 마음은 눈물 비에 고요히 ...  
285 제 18회 유니버시애드 축시 219
시낭송가협회
4149 2013-02-17
제 18회 유니버시애드 축시 서정주 무주의 구천동아 복을 받어라. 전주의 기린봉도 복을 받어라. 온세계의 대학들이 뽑은 선수들 단군의 햇빛아래 몰리어 와서 이 나라를 축복하며 힘 겨루나니, 유니버시애드 유니버시애드 속에서 전라도여 한국이여 복이 있어...  
284 성묘/고은 203
시낭송가협회
5363 2013-01-18
아버지,아직 남북 통일이 되지 앟았습니다 일제 시대 소금장수로 이 땅을 떠도신 아버지 아무리 아버지의 두만강 압록강를 생각해도 눈 안에 선지가 생길 따름입니다 아버지의 젊은 시절 두만강의 회령 수양버들을 보셨지요 국경 수비대의 칼날에 비친 저문 압...  
283 어머니와 두통약 뇌신/이승하 212
시낭송가협회
4553 2013-01-18
오후의 햇살이 비쳐들면 세상은 졸음에 겨워 노랗게 되곤 햇습니다 가게 한 귀퉁이에서 어린 나는 졸고 어머니 이맛살에는 깊은 골이 패었습니다 누가 그렇게 괭이질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누르고 누르고 나중에는 손등으로 이마를 때...  
282 漢江에서/권일송 721
관리자
12268 2012-11-15
漢江에서 권일송 겨울이면 강물이 꽁꽁 얼어 붙었다 시름겨운 밤을 속으로 굽이치며 숨찬 가슴애피를 앓았다 시대를 멀리 거슬러 올라가서 골짜기와 산들을 휘돌아 뗏목으로 흐르던 님은 지금은 멀리가고 없는데 둑을 무너뜨린 장마때 마다 통곡을 삼키곤 했다...  
281 한강/허영자 205
관리자
3966 2012-11-15
한 강 허영자 세상에는 수많은 강이 있지만 내 나라 육백 년 은성한 도읍의 맑은 하늘을 싣고 흐르는 강은 한강 뿐이리 세상에는 수많은 강이 있지만 북악과 삼각산 푸른 그리매 그 굽힘없이 기상을 담아 흐르는 강은 한강뿐이리 귀 기울이면 흰 옷 입은 사람...  
280 울음이 타는 가을 江/박재삼 119
관리자
4201 2012-11-15
울믕이 타는 가을 江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빗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江을 보겠네 저것 봐...  
279 한강 1/ 홍윤숙 190
관리자
3651 2012-11-15
한강 1 홍윤숙 친구여 보이는가 우리 잠속에 지금도 출렁이는 유년의 강 광나루 뚝섬 미루나루길 봉은사 가는 한낮의 나룻배 도리지꽃, 보라빛 도라지꽃 무더기로 쏟아지던 마포 앞 강의 저녁 어스름 우리들 어린날 기억의 계단에 무성영화 처럼 돌아가고 있는...  
278 한강이 흐른다/황금찬 238
관리자
4163 2012-11-15
한강이 흐른다 황금찬 오 민족의 강 한강이여 천년을 흐르고 다시 만년을 흘러도 구비마다 유유 하구나 최초의 생명이 솟아나고 바위가 열려 물이 솟고 그리하여 강이되어 평야를 이루고 도시를 펴고 이어 살아가는 천만 대 산이 들이 되고 바다가 뽕나무 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