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우수(憂愁)

                                       황도제


눈이 오면
그리운 이가 그리워
마음의 역사(驛舍)로
과거의 기차가 들어온다


그 기차를 타고
과거의 과거로 가면
내가 오래도록
당신에게 다가간
당신이 오래도록
나에게 다가온
애타던 사랑
다시 지필 수 있을까


당신과 내가
씨와 날로 만나
오랜 기다림을 춥지 않게
오랜 슬픔을 아프지 않게
하나가 되기 위해 엮었던 꿈
다시 짤 수 있을까


다 녹아버린 만남


우리들의 사랑은
눈사람 같은 사랑이었을까
다시 사랑하면
그 물 눈이 될 수 있을까


눈물 대신
눈 내리는
겨울
우수(憂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