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커피 / 황금찬


탁자 위에 커피 한 잔
나의 온갖 정성이
한 마리의 나비로
날아오르고 있다.

비어 가는 커피 잔에
담기는 공허
그것은 다음 순간을
점치게 하는 하나의 신앙

눈언저리에서
날고 있던 나비는
물기 어린 날개를 접고
빈 커피 잔 속에 발을 모은다.

내일이 있을까.
나의 절실은
순간 위에 피는 꽃이다.

삶의 시간은
순간일 뿐
영원이 아니다

한 잔의 아침 커피
그 빈 잔 속에 담기는
나비 한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