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다

                                 황 금 찬

    소녀는
    말하지 않고
    천년을
    웃고만 있는
    꽃을 사랑한다.


    새는
    울지 않고
    풀잎에 앉아
    태양이 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구름
    바람을 밟지 않고
    옷깃을
    머리카락으로
    누비고 있다.


    별이 흐르는 소리
    달이 가는 발소리도
    강물소리와
    파도소리만큼
    크고
    우람하다.


    소녀는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