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론                  시.홓윤숙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우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 陳腐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 보면
쇼우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피에로 같은 생활의 일상들은
무엇일까

안개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 손이
물기 없이 마른
한장의 낙엽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