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라 하옵기
                          시.황도제

가을은
어머니가 있어야 되는 계절

아침 서리
꽃잎의 영혼을
훔치러 내려앉으면

바람은 20살
결핍한 모정을 찾아 나선다.

들을 물어뜯고
겨울을 건너뛰지 못하는
절망의 꽃을 본다.

높게 넓게
계속하는 바람의 투망질

산은 눈물을 흘리고
안으로 문을 건 나무들은
완강한 저항
애타는 갈망으로
말없이 달려 나가고
침묵으로 돌아오고

찾아도
찾아도 없는
어머니

무서워 높이 비켜선 하늘
미워 으르렁거리면
겁먹은 풀잎의 몸짓

위로 아래로
보고 싶은 몸부림

바람이라 하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