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바다

시.허영자

7월바다는 청람색 무도복을 차려입은 요정들의 굿판이다.
찬란히 흔들리는 몸짓으로 노래사고 춤을 추는 굿판이다.
꿈과 절망과 기쁨과 즐거움과 괴로움 모두를 한 바탕 놀이로 풀어내고 있다

7월 바다는 흰갈기를 세운채 떼지어 달려오는 짐승들이다
물어 뜯을 듯 집어 삼킬 듯 뭇을 향해 달려드는 짐승들이다
천 길 벼랑을 사나운 발톱으로 할퀴다가도 긴 혓바닥으로 모해톱을
핥고는 질펀히 드러눕는다.

7월 바다는 어질고 순한 큰 가슴이다
온 세상 고뇌를 받아안은 채 뭇생명을 품은 어머니의 거룩한 가슴이다
삶도 죽음도 저 넓이와 깊이와 영원의 시간 앞에는 한 순간의 반짝임일뿐

보아라
어부는 황금 그물을 던져 불면의 7월 바다를 후리거니
그가 낚는 것은 퍼덕이는 우주의 신비
침묵하는 심연의 허무에서 건져 올리는 빛나는 생명의 은비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