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속
                       이  종기

어머니
그  숱한  말  가운데
누가  처음  어머니를
어머니로  부르게  하였을까
어머니.

지구와
지구에서  가장  먼  별만큼
떨어져  있더라도
향기처럼
지울 수 없는  그림자처럼
가까히  계실  어머니.

그  어머니께서  한 번  웃으실  때
나  때문에  한  번  웃으실  때
오월의  들에
또  한송이  꽃은  피고

나  때문에
어머니께서  우신다면
만약  어머니께서  우신다면
내가  대신  꽃을  피게  하겠습니다
어머니.

아늑한  꽃  밭과  같은
어머니께서
손수 뿌린  한  알의  꽃씨
바르게  자라
한껏  피기를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