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들 꽃

                                                                                     조병화

사랑스런  작은  들 꽃아

너나 나나 이 세상에선

소유할 것이  하나도 없다.

 

소유한다는 것은

이미 구속이며  욕심의 시작일 뿐

 부자유스러운  부질없는

인간들의  일이란다.

 

넓은  하늘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소유라는 게 있는냐

 

훌훌 지나가는  바람을  보아라

그 곳에 어디  애착이라는 게  있느냐

 

훨훨  떠나가는  구름을  보아라

그곳에 어디  미련이라는 게 있느냐

 

다만  서로의

고마운  상봉을  감사하며

 

다만  서로의

고만운  존재를  축복하며

 

다만 서로의

고마운  인연을 오래 오래

끊어지지 않게  기원하며

이 고운  해후를  따뜻이 해 갈 뿐

 

실로  고만운 것은

이 인간의  타향에서

내가  이렇게 네 곁에  머물며

존재의  신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짧은  세상에서

이만하면 행복이잖니

 

사랑스런  작은  들꽃아

 

너는  인간들이

울며 불며  갖는  고민스러운

소유를  갖지 말아라

번민스러운  애착을 갖지말아라

고통스러운  고민을  갖지 말아라

 

하늘이 늘  너와  같이하고  있지 않니

대지가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

구름이  늘  너와  같이  하고  있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