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시 - 시의 세계
시 한편 한편이 님에게 희망의 선물이 되길 소망합니다.
글 수 337
노원골에서
안재진
수락산 초입 빈자리
천상병 시인은
팔뚝 하나를 애들에게 맡기고
활짝 웃고있다.
사람에게 가슴을 내어주고
텅 빈 눈으로 노래하며
어느 누구도 눈치 챌 수 없는
타버린 마음으로
아름다운 소풍길이라 우기다
어느 날 푸른 나무가 되어
귀천길에 오르더니
이렇듯 비가 오는 날
천원짜리 지폐를 건네주며
막걸리 한 사발을 받아 마시던
그 날의 시를 읊으며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는
빛이 되었는가
지난 밤엔 그토록
별이 반짝이더니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디선가 카랑카랑한 웃음소리만
수락산 자락을 흔든다
2009년 4월24일 천상병공원 귀청전제막식에사